I deserve much better.
by chocbird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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END. AND,
그랬다. 항상 책가방은 무거웠고, 그래서 키가 안 컸다는 이야기를 나를 아는 사람들은 항상 하곤 했다. 그랬다. 20대 초반까진 사랑보다 돈, 사진이 더 좋았다. 그래서 시작도 늦었다. 그랬다. 한 때는 사람 냄새가 뭔지 몰랐던 시절이 있었다. 그랬다. 늦은 시작만큼 아픔도 컸고, 상처도 당연하리만치 크게 다가왔다. 그랬다. 돈 주고 하지 못 할 경험들, 소중한 인연과의 만남들, 거기에서 오는 기쁨과 웃음, 슬픔과 아픔들. 나의 20대 모습이었다.

한강에서 찬바람을 맞으며 친구와 야경을 담은 것도, 요코하마에서 따뜻한 밀크티캔에 의지하면서 야경을 담은 것도, 맥주 한 잔과 함께, 동생과 동생 친구에게 혼나면서까지 유럽 야경을 담은 것도 나의 20대 모습이었다. 친구와 일본을 돌며, 게 부페에 열광하고, 자전거로 달리며 맑은 공기, 탁한 먼지, 따뜻한 햇살을 맞이한 것도, 독일에서 제일 오래된 소세지집에 가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- 지금까진 - 카메라로 음식 사진을 찍은 것도, 그리스 바다에서 수영하다가 지쳐서 독일인에게 구조 된 것도 나의 20대 모습이었다.

20대 후반, 유학이란 것을 시작하고, 진정한 사람 냄새에 대해서,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서 알게 되고, 그 과정에서 겪었던 아픔과 슬픔들. 한국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이 너무 보고 싶어서, 빈 캐리어를 돌돌 끌고, 공항에서 대학로로 직행해 미역국 무한 리필에 감격하면서 술잔을 기울였던 그 순간도, 대전에서 맛있는 집밥에 기뻐하며 보냈던 그 순간도, 종로에서 저렴하지만 맛있는 고기와 함께 보냈던 그 순간도 나의 20대 모습이었다.

중국 북경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, 까르푸 가는 걸 좋아했던 것도, 캐나다 벤쿠버에서 흘린 눈물도 나의 20대 모습이었다.

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추억들, 이런 기억들과 함께 내 20대는 지나갔다. 웃으면서 보내주고 싶다. 그리고 어느새 다가온 30대란 존재에게도 잘 부탁한다고 이야기 하고 싶다.

앞으로도 순수함과 솔직함을 지켜나가고 싶다. 어떤 바람이 불어도, 파도가 닥쳐도 말이다.

이 모든 것을 가능케 한, 또 느끼고 깨닫고 알게 해 준 내 모든 인연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.
그 분들이 있었기에 이러한 20대를 보낼 수 있었고, 지금의 내가, 나라는 사람이 존재합니다.

그리고 앞으로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. 잘 부탁드립니다.
by chocbird | 2012/01/01 11:28 | Living in Japan | 트랙백 | 덧글(5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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Commented by 서린언니 at 2012/01/01 11:31
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
Commented by M2SNAKE at 2012/01/01 11:55
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~
자주 연락은 못 드리지만 항상 응원하고 있습니다 ㅎㅎ
Commented by Noel at 2012/01/01 12:19
건강하자고, 히히
Commented by JOHN_DOE at 2012/01/01 13:36
복 많이 받으시게!
Commented by 정은 at 2016/03/16 00:23
포스팅을 이제야 봤어.
대학로의 무한리필 조미료국(미역은 거들 뿐)과 텅텅 빈 여행가방, 대전에서의 집밥(집에서 밥을 먹었다는 것 뿐..)..
바람결에 후루룩 지나가기가 더 수월했을, 아무 강요도 의무도 없는 이런 인연이
십년 넘게 애틋하고 끈질기게 이어진다는 게 얼마나 기쁘고 고마운 것인지.
연식이 더할수록 더, 더더, 더더더 체감이 되는 것 같아.
간극이 얼마이든, 얼굴을 마주하면 일단 빵 터지고 카카카 할 수 있는 인간이 얼마나 될까.
너도, 심대표도, 게으르고 무심한 친구(혹은 누나, 혹은 아지매)에게 늘 관대하고 따스한 아이들아. 고마워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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